박신욱, 유혜숙 선교사
아르헨티나 교회 개척 이야기
올해 12월은 저희 부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30년 전 1990년 12월 1일에 아르헨티나 선교사로 파송 받았기 때문입니다. 30년 선교 사역을 요약해 본다면 (1) 코스타리카 스페인어 언어 훈련 (2) 아르헨티나 목회자 훈련 사역 (3) 현지인 교회 개척 사역, 그리고 미국에 돌아온 이후 (4) SEED 선교회 사역 (5)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 훈련 사역 (6) 스페인 교회개척 운동 (7) LA미주복음방송과 하와이 글로벌복음방송을 통한 방송 사역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30년이란 세월에 하나님께서는 일곱 가지 사역의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다섯 가지 사역은 후임자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고 지금 제가 섬기는 사역은 SEED선교회와 글로벌복음방송 두 가지입니다. 사역 하나 하나를 돌아보면, 어떻게 그 일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놀랍고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지금 그런 일을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면 저는 전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일곱 가지 사역 중에 한 가지만 나누어 보겠습니다. 아르헨티나 교회개척 사역입니다. 코스타리카에서 일 년간 스페인어를 배운 후에 아르헨티나로 가서 목회자 훈련원을 설립하고 교회를 개척한다는 선교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 년 동안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기도 어려운데 겨우 배운 스페인어로 강의를 하고 매 주일 설교를 하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려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 년 언어 훈련 후에 아르헨티나에 부임하여4년 동안에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목회자 훈련원을 설립하였고 지방 도시 멘도사에 교회도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자랑하기 위해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4년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난 일들이 성령님의 도우심이 아니었으면 절대 일어날 수 없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지 4개월이 되었을 때 목회자 훈련원을 개원했습니다. 매주 열린 목회자 세미나에 50명이 넘는 목사님들과 평신도 리더들이 모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지방 도시에 2박3일 목회자 수련회를 열었습니다. 목회자 훈련원에 등록한 회원들이 전국적으로 수백명에 달했습니다. 그만큼 신학 교육이 부족했던 아르헨티나 목회자들이 말씀에 갈급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2년이 지났습니다. 스페인어가 조금 늘었습니다. 그러나 목회를 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었지만 현지인들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성령님께서 교회 개척의 열망을 주셨습니다. 마침내 수도에서 1200킬로 떨어진 멘도사라는 도시 중산층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이사를 했습니다.
미국을 떠날 때 두 살, 네 살이었던 아이들은 다섯 살,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에 아내와 저는 노방 전도에 나섰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려면 전도를 해서 믿는 사람이 생겨야 했고 전도를 하려면 길거리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공원에서 또 대학 캠퍼스에서 전도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4개월간 한 명의 결신자도 얻지 못했습니다. 주일이 되면 우리 네 식구는 집에서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웃 집이 있었습니다. 동네에 유일한 동양인 가족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는지 남편과 아내가 번갈아 가며 날마다 저희 집을 방문했습니다. 남편은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시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왔습니다. 가끔 아랍어로 알라 신에게 기도를 하기도 했지만 신실한 무슬림은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캐톨릭이었습니다. 남편이 먼저 예수님을 영접했고 곧 이어 아내도 믿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부와 함께 교회당으로 사용할 장소를 임대하여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동안 전도했던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교제했던 20대 젊은 부부가 연락이 왔습니다. 둘 다 교회에서 잘 섬기는 좋은 일꾼입니다. 남편은 유스 그룹, 부인은 주일학교 디렉터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멘도사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려면 아르헨티나 사람인 자기들이 가야할 텐데, 자기들보다 스페인어를 못하는 꼬레아노 선교사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멘도사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후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계속 두드렸습니다. 그래서 멘도사로 이사를 와서 교회 개척을 돕겠다는 것입니다.
교회 개척과 동시에 이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멘도사로 왔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교회를 함께 섬겼습니다. 이 부부가 바로 저를 이어 지금까지 25년간 교회를 목회하고 있는 에두아르도 목사님과 크리스티나 사모님입니다. 교회는 성장하여 자체적으로 교회당 건물을 건축하고 선교사 세 가정을 파송할 만큼 선교에 열정적인 교회가 되었습니다.
교회 창립 일 주년 예배를 드리고 저희는 아르헨티나를 떠나야 했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제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보, 우리가 살던 그 집을 렌트 하기를 잘 했지? 첫 열매가 바로 이웃에 살던 나데르 부부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 그 때 주님께서 제 마음에 말씀하셨습니다. “신욱아, 너는 그 집을 렌트 하기를 원하지 않았지? 어쩔 수 없이 그 집으로 간 것을 기억하지 못하니? 내가 나데르 부부 구원을 위해 너를 그 집으로 인도한 것이란다.”
정말 그랬습니다. 돌아보니 첫 열매 나데르 부부도,
교회를 이어 받은 에두아르도 부부도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람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모든 청년들과 성도들도 하나님께서 보내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하고 전도한 것 뿐이었습니다.
어떤 사역이든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모든 일을 한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셔서 무슨 일이든 하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셨기 때문에 우리가 순종할 때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시고 사역의 문을 열어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2016년 9월에 아르헨티나 교회를 20년만에 방문하였습니다. 자체적으로 건축한 교회당과 에두아르도 목사님 부부.
지난 30년간 하나님께서 함께 해 주셨습니다. 기도와 사랑을 부어주신 분들과 후원해 주신 교회들이 일일이 감사를 표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저희는 가서 살고 일했지만 하나님께서 문을 열어 주셨고 교회와 성도들의 희생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 사역들을 돌아보며 기도와 멘토링으로 도와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 SEED선교회가 교회가 함께 선교하고 선교사들이 함께 선교하는 선교공동체로 세워지도록
- GBS 글로벌복음방송이 한인디아스포라와 열방의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방송이 되도록
- ICTC 훈련원이 그리스도를 본받는 선교사를 양성하는 훈련공동체로 세워지도록
- 스페인에 교회 개척 운동이 일어나도록
- 아내가 제작하고 있는 “Journey with Jesus” 애니메이션을 성령님의 도움으로 완성하도록
- 모세와 사라, 두 자녀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일군의 가정을 이루도록
메리 크리스마스!
이제는 다시 오실 재림의 예수님을 사모할 때입니다.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해 온 세상에 전파되는 마지막 때가 가까운 것 같습니다. 남은 생애에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전도하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박신욱 유혜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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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www.seedtoday.org